
1838년에 완성된 윌리엄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75~1851년)의 그림 <전함 테메레이르號>은 영국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의 하나이며,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그림은 '테메레이르號'라는 영국 전함의 마지막 항해 모습을 담고 있는데, 1805년 트라팔가 해전에서 영국해군에게 승리를 안겨준 '테메레이르號'가 해체를 위해 끌려가는 마지막 모습이 그려져 있다.
터너는 색채의 변화를 중시하는 낭만주의 거장 답게 일몰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남겼는데, 붉에 물든 석양 아래에서 조용히 끌려가고 있는 전함(범선)과 그 주변을 둘러싼 검은 증기선과 공장들이 교묘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자연과 산업화의 대조를 세월의 흐름과 함께 다소 멜랑코리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1775년에 태어난 터너는 주로 풍경화를 그린 영국의 낭만주의 화가인데, 빛과 색채를 대담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표현함으로써 '빛의 화가'라는 불리기도 한다. 특히 그의 작품은 자연과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강렬하고 감성적으로 포착함으로써 후대의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기도 했다.

터너는 트라팔가 해전을 소재로 또 하나의 작품을 남겼다. '트라팔가 해전'은 1805년 영국과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가 벌인 전투 중 하나이다. 영국의 넬슨 제독이 27척의 전함을 지휘하며 스페인의 남서해안에서 33척의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를 상대로 승리를 만들어낸 유명한 전투이기도 하다. 명장 넬슨 제독은 전투 중 사망했고, 그가 남긴 마지막 말 ' 신이여 감사합니다. 나는 임무를 완수했습니다.(Thank God I have done my duty)'은 매우 유명하다.
윌리엄 터너와 함께 동시대를 활약한 또 한 사람의 영국 낭만주의 풍경화가가 바로 존 커스터블(John Constable, 1776~1837년)이다. 그는 그림을 위해 나라를 떠난 적이 전혀 없는 영국의 토박이 화가이지만, 한편으로 프랑스 회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는 23세의 나이로 왕립 아카데미의 부설학교에 입학해서 미술공부를 시작했고, 1802년 26세의 어린 나이에 왕립 아카데미에서 전시를 시작했다.

그는 풍경화란 직접 자연을 관찰하고 그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태어난 영국의 남동부 지역은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의 날씨 변화가 크고, 365일 동안 같은 날씨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날시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지역이었다. 그 속에서 그는 빛과 바람의 효과, 이슬이 맺힌 아침 풍경 등 좀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관찰을 통해 미세한 자연의 변화까지 화폭에 옮기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항상 집 근처 야외의 자연 속에서 그림 작업을 했고, 순간적인 빛의 효과와 자연현상을 세심하게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그의 노력은 항상 장엄하고 이상적인 자연을 표현해 온 아카데미의 전통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별로 끌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39세 이전까지 그림을 한 점도 팔지 못했다.

그의 진가를 처음으로 알아준 곳은 프랑스였다. 1824년 파리에서 개최된 살롱전에서 <건조마차>가 금메달을 수상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그의 작품은 들라크루아와 바르비종파 화가들을 비롯해서 프랑스 미술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가 작품에서 실현한 자연스러운 화면 처리는 신고전주의 방법론에 의한 것으로, 항상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자연을 관찰하며 숲, 나무, 하늘, 구름 등을 아주 세밀한 드로잉 또는 수채화 습작으로 부지런히 연습했던 결과이다. 특히 그가 남긴 <구름 연구 연작>을 통해 보여준 '구름 연구'는 유화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에게 실로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그의 창의적인 기법연구는 나아가 인상주의의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1811년 존 커스터블은 솔즈베리를 방문, 남동쪽과 남서쪽 그리고 동쪽 끝 등 대성당을 여러 각도에서 스케치했는데, 이 중 '주교의 땅에서 바라본 솔즈베리 대성당' 그림은 현재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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