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주의는 프랑스의 인상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20세기 초 범 독일권을 중심으로 일어난 예술운동의 하나이다. 표현주의 미술은 현실의 재현적 묘사가 아니라 인간의 내면적 감정과 주관적 경험을 극대화하여 표현하는 예술사조로서, 인간이 가진 불안, 혼란, 고통 그리고 정신적인 충격을 극단적으로 표현하여 관객이 작품을 통해 직접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데 그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독일의 다리派와 청기사派가 표현주의를 주도했다면, 노르웨이에서는 국민화가로 불리는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 1863~1944년)가 대표적인 표현주의 화가이다.

1863년 추운 겨울, 노르웨이와 스웨덴의 국경지역 로이텐 마을에서 가난한 군의관 아버지의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뭉크는 다섯 살때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사망하고, 14살 때는 어머니나 다름없던 누나마저 역시 폐결핵으로 사망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동생마저 정신병으로 앓는 등 어릴적부터 가족들의 병과 죽음으로 인한 상처가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게 되면서, 어쩌면 그는 '나도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 같은 것을 평생 떨쳐버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한 가족들의 죽음에 대한 슬픈 기억은 뭉크式의 레퀴엠이 되어 그의 작품 속에 재현되는데, 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 바로 1885년에 완성한 <아픈(병든) 아이> 연작이다. 이들은 1885년과 1886년에 완성한 6점의 그림과 석판화, 드라이포인트, 에칭 등으로 구성된 작품군인데, 누나 요하네 소피가 결핵으로 사망하기 직전의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다. "난 죽음의 기억을 그린다"는 부제처럼 붙인 그의 말은 매우 유명하다.

가족들의 병과 죽음에 대한 기억이 그의 작품세계를 만들었듯, 밀로 탈로, 다그니 유엘, 툴라 라르센 등 세 여자와의 사랑도 하나의 트라우마처럼 그의 작품세계 한 켠을 장식했다.
그의 첫사랑 밀로는 팜므파탈의 기질이 다분했던 유부녀였다. 6년간에 걸친 그녀와의 사랑은 결국 뭉크에게 큰 상처만 남겼고, 그녀는 다른 남자와 재혼하게 된다. 그 후 그는 여성에 대한 혐오와 두려움을 가지게 되눈데, 이는 곧 <흡혈귀>와 <사랑과 고통> 등 4점의 작품의 배경이 된다.

이후 뭉크는 베를린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그곳에서 어릴적 소꿉친구이기도 한 두번째 여자 다그니 유엘을 만나 교제를 하게 된다. 하지만 다그니는 뭉크 외에도 여러 예술가들의 뮤즈이기도 했고, 그의 친구이자 극작가 겸 시인인 스타니스와프 프시비셰프스키와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결국 다그니는 프시비셰프스키와의 결혼을 선택했고, 배신감과 분노에 사로잡힌 뭉크는 다그니를 모델로 한 그림 <마돈나>를 통해 사랑과 실연의 고통을 토해낸다.

다그니와의 이별로 한동안 슬픔에 잠겨있던 뭉크는 1898년 새로운 여자 툴라 라르센을 만난다. 그녀는 이전에 만났던 여인들과 달리 뭉크보다 4살 더 많은 연상녀였고, 예술방면에도 매우 해박했으며 성격도 매우 적극적이어서 뭉크와 깊은 관계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사랑이 너무 지나친 것도 문제였을까? 뭉크를 향한 그녀의 집착은 점점 더 심해져갔고, 결국은 뭉크에게 결혼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심지어 그녀를 멀리하려는 뭉크에게 자살하겠다고 협박을 하기도 했다. 그 와중에 뭉크는 자살을 말리다 왼쪽 3번째 손가락에 관통상을 입기도 한다. 이 일에 대한 기억으로 그린 그림이 바로 <마라의 죽음>이란 작품이다.

뭉크는 8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매우 많은 작품을 남겼다. 유화가 1100여점, 판화가 약 18000여점 그리고 드로잉 및 수채와가 약 4500여점이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그림에 대한 애착도 매우 강해서 팔린 그림을 다시 그리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절규>인데, 약 30여개의 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그 중 2012년 소더비 경매에서 1억 1990만 달러 최고가를 경신한 <절규>는 파스텔 버전이었다.
노르웨이의 국민화가이기도 한 뭉크는 노르웨이 지폐 1000크로네의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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